창세기 28:10-19; 32:27-30
하늘의 길이 열리는 순간
우리는 때때로 원하지 않았던 길을 걷게 됩니다.
계획했던 대로 흘러가지 않는 인생.
앞이 보이지 않는 시간.
막막함과 두려움 속에서 걸어야 하는 길이 있습니다.
야곱도 그런 길 위에 있었습니다.
형 에서를 피해 도망하듯 떠나야 했고,
약속의 땅을 뒤로한 채 먼 하란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야곱이 벧엘에 도착했을 때,
그는 전체 여정의 시작점에 불과했습니다.
하란까지는 아직도 까마득한 길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날 밤,
야곱은 돌을 베개 삼아 잠들었습니다.
그리고 꿈을 꾸었습니다.
하늘과 땅을 잇는 사다리.
그 위를 오르내리는 하나님의 사자들.
그리고 그 위에 서 계신 하나님.
하나님께서는 야곱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너와 함께 있다.
내가 너를 지키겠다.
내가 너를 떠나지 않겠다.
흥미로운 것은,
하나님께서 야곱에게 나타나신 시점입니다.
모든 문제가 해결된 뒤가 아니었습니다.
길을 잃은 것 같던 순간.
가장 외롭던 밤.
가장 불안하던 시점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종종 그런 자리에서 자신을 드러내십니다.
야곱은 그날 아침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여호와께서 과연 여기 계시거늘
내가 알지 못하였도다.
하나님은 갑자기 찾아오신 것이 아니었습니다.
원래 거기에 계셨습니다.
다만 야곱이 보지 못했을 뿐입니다.
벧엘 이후에도
야곱의 삶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라반과의 갈등.
가정의 문제.
수많은 실패와 눈물.
그러나 하나님께서 벧엘에서 주신 약속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야곱은 브니엘에서 다시 하나님을 만나게 됩니다.
그 밤은 벧엘처럼 평안한 밤이 아니었습니다.
야곱은 하나님과 씨름했고,
결국 자신의 연약함을 인정하게 됩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그의 이름을 바꾸어 주셨습니다.
야곱에서 이스라엘로.
도망자로 살던 사람은
하나님과 동행하는 사람으로 빚어져 갔습니다.
벧엘의 약속은
브니엘의 변화로 이어졌습니다.
우리 역시 각자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때로는 미래가 보이지 않고,
기도해도 답이 없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벧엘의 하나님은
오늘도 우리의 길 위에 계십니다.
그리고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와 함께 있다.
길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함께하신다면,
도피의 길조차
하늘의 길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의 묵상
지금 내가 걷고 있는 길 가운데,
하나님께서 이미 함께 계시지만
내가 아직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 이 글은 설교 원고를 바탕으로, 오늘의 묵상으로 다시 정리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