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 니혼바시
마지막 순간에도 전할 수 있는 것
봄이 찾아왔습니다.
일본의 벚꽃은 올해도 어김없이 피어났습니다.
겨울을 지나며 움츠렸던 나무들이 꽃을 틔우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사람의 삶에도 비슷한 계절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기다림의 계절이 있고,
견디는 계절이 있고,
그리고 다시 희망을 만나는 계절이 있습니다.
떠남이 끝은 아닙니다
올해 봄, 저희는 오랫동안 함께했던 미즈호다이 교회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정든 공동체를 떠나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함께 예배드렸던 사람들,
함께 웃고 기도했던 시간들,
익숙해진 풍경들을 뒤로하고 새로운 길을 향해 나아가야 했습니다.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하나님께서 우리를 조금 더 넓은 곳으로 인도하고 계신다는 기대도 있었습니다.
때로는 머무는 것도 순종이지만,
때로는 떠나는 것도 순종입니다.
우리는 그 새로운 부르심 앞에 다시 서게 되었습니다.
삶의 마지막 곁에서
제가 일하는 노인요양시설에서는 삶의 마지막 시간을 보내는 분들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몸이 약해진 사람들,
병상에서 하루를 보내는 사람들,
그리고 자신의 인생을 천천히 정리해 가는 사람들.
그분들과 시간을 보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한 가지 질문을 하게 됩니다.
삶의 마지막 순간에 사람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많은 것이 중요합니다.
가족도 중요하고,
건강도 중요하고,
따뜻한 돌봄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남는 것은 무엇일까요.
저는 그 질문 앞에서 복음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3분이면 충분한 이유
그래서 저는 복음의 핵심을 가능한 짧고 쉽게 설명하는 글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이름하여 「3분 복음」입니다.
누군가는 3분이 너무 짧다고 말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을 앞둔 사람에게는 오히려 긴 설명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복음의 본질입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사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 오셨다는 사실.
그리고 누구든지 그분을 믿는 자에게 새로운 생명이 주어진다는 사실.
복음은 결국 복잡한 이론이 아니라 한 사람을 향한 좋은 소식입니다.
그래서 저는 병상 곁에서, 짧은 대화 속에서도 그 이야기를 전하려고 노력합니다.
연약함 속에서도 일하시는 하나님
감사하게도 아내의 치료는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암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더 이상 진행되지 않고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할 이유가 충분합니다.
좋은 검사 결과가 나올 때마다 하나님께 감사하게 됩니다.
그리고 동시에 깨닫게 됩니다.
우리가 강해서 여기까지 온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연약함 속에서도 하나님은 일하고 계셨습니다.
병실에서도,
요양시설에서도,
그리고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마지막까지 남는 것
요양시설에서 일하며 여러 분들의 마지막 시간을 지켜보았습니다.
그 경험은 제게 삶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사람은 결국 모든 것을 내려놓고 떠나게 됩니다.
직업도,
재산도,
명예도,
언젠가는 모두 손에서 놓게 됩니다.
그렇다면 마지막까지 남는 것은 무엇일까요.
저는 점점 더 확신하게 됩니다.
마지막까지 남는 것은 사랑이며,
마지막까지 남는 것은 복음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저는 그 이야기를 전하려고 합니다.
길게 말할 수 없는 순간에도,
많은 시간을 허락받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누군가의 삶에 가장 필요한 좋은 소식을 전하기 위해서입니다.
어쩌면 그것이 지금 하나님께서 저희 부부에게 맡기신 작은 사명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이 글은 과거의 기록을 바탕으로, 오늘의 걸음 속에서 다시 정리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