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오셨나요?
왜, 이곳이 존재하는가.
어떤 길은 스스로 선택한 것 같지만,
지나고 나서 돌아보면 이미 오래전부터 준비되어 있었던 것처럼 느껴집니다.
제 이야기도 그렇습니다.
2013년, 아내와 함께 앞으로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며 한 장의 작은 메모를 남겼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받은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그 질문은 자연스럽게 누가복음 10장에 나오는 선한 사마리아인의 이야기로 이어졌습니다.
"가서 너도 이와 같이 하라."
— 누가복음 10:37
그 한 문장은 이후 제 삶의 방향을 결정하는 좌표가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그것이 어디로 이어질지 알지 못했습니다.
저는 투자와 비즈니스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사람을 돕는 일과 경제 활동이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함께 갈 수 있는 길이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그러던 중 삶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시간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실패와 좌절,
예상하지 못했던 아픔,
그리고 설명하기 어려운 기다림의 시간들.
그 과정 속에서 아내와 저는 태국 치앙마이에서 예상보다 긴 시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일본인 목회자 부부를 만났습니다.
그들은 저희에게 신학보다 먼저 사람을 보여주었습니다.
정답보다 사랑을,
성과보다 관계를,
사역보다 삶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돌아보면 하나님은 늘 사람을 통해 저희를 이끌어 오셨습니다.
태국에서,
일본에서,
한국에서.
필요한 순간마다 한 사람을 만나게 하셨고,
그 사람들을 통해 다시 걸어갈 힘을 주셨습니다.
그 과정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가족의 병과 불안,
앞을 알 수 없는 미래,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가장 어려운 시간마다
저희는 누군가의 사랑을 경험했습니다.
그래서 조금씩 알게 되었습니다.
복음은 단순히 설명해야 하는 메시지가 아니라,
사람을 통해 전해지는 삶이라는 것을.
지금 저는 도쿄에 있습니다.
화려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닙니다.
오랫동안 걸어온 길 끝에서,
하나님께서 이곳으로 인도하셨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에도 시대부터 일본의 모든 길이 시작된 곳, 니혼바시는
오늘도 수많은 사람들이 스쳐 지나가는 길 위에 있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거창한 일을 이루고 싶기보다,
좋은 이웃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필요를 살피고,
함께 걷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GSFGrace는 그런 마음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곳은 신학을 설명하는 공간이 아닙니다.
도쿄의 길 위에서,
은혜를 받은 한 사람이 어떻게 살아가려고 애쓰는지를 기록하는 공간입니다.
그리고 그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아직 모든 답을 알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선한 사마리아인의 이야기가 보여준 것처럼,
누군가의 곁에 머무는 삶이 세상을 조금 따뜻하게 만들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작은 걸음을 걸어갑니다.
도쿄에서.
그리고 니혼바시에서.
이 길의 이야기를 더 만나고 싶으시다면
→ 니혼바시 에세이
도쿄에서 보내는 편지
새로운 글과 도쿄에서의 선교 걸음을, 전해 드립니다.
기도로 함께
도쿄를 위해 기도해 주세요.
니혼바시에 복음의 가족이 세워지도록.